찬반 갈리고 뒷거래로 뒤숭숭 
들어선 곳마다 공동체 파괴

 

 

 이번에는 북평 산마마을이 시끌벅적하다. 조용한 동네 뒷산에 태양광 시설이 들어선다는 소식 때문이다. 
두번의 마을 회의를 통해 반대의견을 전달했지만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예상되기에 주민들의 마음은 더 심란하다. 이유는 마을이 분열될 것이란 우려에서이다.
태양광 시설이 농촌 마을에 깊숙이 파고들면서 마을 공동체도 파괴되고 있다.
산마마을 한 주민은 “우선 민가 바로 옆에 태양광 시설이 들어서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거부감이 크다. 그러나 마을 경관도 문제지만 마을주민들 간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고민이 더 크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이 같은 고민을 하게 된 것은 북평면 모 마을에서 마을이장과 몇몇 주민이 태양광업자로부터 뒷돈을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기 때문이다.
태양광 사업자들은 마을주민들의 반대가 거세지면 가장 먼저 마을 수장을 찾아가 마을발전기금 형태의 기부금을 제시한다.

 기부금은 반대 움직임의 크기에 따라 1000만원~1억원 상당의 금액이 오가는 데 문제는 암암리에 이어지는 뒷거래에 있다.
분란이 일어난 A마을의 경우 마을기부금과 별도로 이장 등 몇몇 주민에게 금액이 오간 것이다. 
마을주민 전체가 태양광시설에 따른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 마을을 이끄는 젊은 지도자들의 뒷거래가 알려지자 이 마을은 한동안 분란이 일었다. 
눈먼 돈이 마을에 들어오면서 조용하고 평화롭던 공동체가 일순간에 파괴된 것이다.
이와 같은 소식을 접한 산마마을도 어수선하긴 마찬가지다.
현재 모든 주민들은 경관 훼손에 따른 반대 입장에 있지만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다면 태양광 시설은 반드시 들어온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황산의 B마을도 태양광시설로 인해 마을이 분열 위기에 처했다.
해당 마을의 경우 마을 뒷산과 마을 진입로 임야에 태양광이 들어설 예정인데 해남군 조례가 만들어지기 이전에 인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라 마을 주민이 거주하는 곳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태양광시설이 들어선다.
B마을도 태양광시설 설치를 알게 된 후 곧장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진 못했다. 태양광시설 사업자에게 토지를 임대해준 주민과 반대 입장에 서 있는 주민대표가 같은 집안이기 때문이다. 
매일 마주하는 친인척과 소원해지면서까지 반대운동을 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또 찬성입장을 표명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반대운동은 곧 시들어졌지만 20여 가구 남짓의 조그만 마을 공동체는 분열 위기에 놓였다.

 이와 같은 사례는 태양광시설이 입점한 대부분의 마을에서 발생하고 있다. 태양광 시설은 마을 공동체 파괴라는 룰이 만들어진 것이다. 
농촌의 공동체는 태양광 시설 찬반으로 분열되고 마을 기부금에 의해 또다시 파괴된다.
지자체의 힘으로도 막을 수 없고 주민들의 힘으로도 거부하지 못하는 태양광 시설, 해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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