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국장

 황산 우항리에 자리한 해남공룡박물관, 박물관 앞에 시원하게 펼쳐진 호수, 그 호수 안에 공룡의 나라를 건설한다면?
중생대 공룡이 살았던 시기에 해남은 넓은 호숫가였다. 바다처럼 끝없이 펼쳐진 호숫가에서 거대한 초식공룡들은 한가롭게 풀을 뜯었고 하늘에선 익룡이 날개짓을 했다. 또 지금 하늘을 나는 새들의 조상들도 호숫가에서 아장아장 걸음으로 뛰놀았다. 
넓은 금호호를 끼고 있는 해남공룡박물관, 태곳적 공룡이 놀았던 그때처럼 호수 속에 공룡의 왕국이 건설됐으면 하는 꿈을 꿔본다. 

 공룡을 주제로 한 공원이나 박물관의 주 손님은 어린이들이다. 어린이들의 야외 학습장이자 가족 나들이 공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엔 공룡을 주제로 한 곳이 많다. 다만 해남처럼 커다란 호수를 가지고 있는 곳은 없다. 해남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다.
여기에 지상이 아닌 호수에 공룡조형물을 설치한다면?
호수 속에서 공룡이 포효하는 곳, 공룡 다리를 건너가면 공룡놀이터가 있고 놀이터에서 공룡을 타고 노는 곳, 상상이지만 상상이 현실화된다면 아마 해남공룡박물관은 공룡의 천국에서 아이들의 천국으로 변모하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은 직접 만지고 타고 체험하는 것을 즐긴다. 또 아이들을 둔 가족의 야외나들이 횟수가 가장 많다. 

 해남군도 우항리를 어린이 공룡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 호수를 활용하고자 농어촌공사 문도 두드리고 있다. 
우항리 화석지 넓은 들녘엔 온갖가지 꽃들이 피어있고 호수 안에는 공룡의 나라가 있다면 부모도 아이들도 함께 찾고픈 곳이 될 것이란 상상을 해본다. 우항리 화석지는 그야말로 막힘이 없는 곳이다. 그야말로 시원하게 뚫린 공간이다. 그 시원함과 광활함은 우항리만의 관광자원이다.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그 기발한 상상력 때문에 흥행에 성공했다. 박물관 안에 전시된 인물들과 동물들이 깨어나 활동하는 영화에 모두가 매료됐다. 그렇다면 해남에 움직이는 역사박물관 놀이터, 살아있는 역사박물관 놀이터는 어떨까 하는 꿈을 또 꿔 본다. 

 대부분 역사박물관 하면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해남 곳곳에서 발굴되는 다양한 유물들을 놀이기구로 재현시킨다면?. 역사란 전공한 이들만 누리는 것이 아닌 우리 삶 그 자체라는 것을 느끼기 위해 고인돌과 고분이 숨바꼭질 놀이터가 되고 해남 청자와 옛 토기들이 소꿉놀이 도구가 되는 놀이터를 꿈꾼다. 옛 항아리 묘에서 놀고 움막에서 낮잠 자고 돌칼과 돌도끼로 만들기를 해보는 놀이터, 해남의 옛 역사가 살아있는 놀이기구로 변모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만지고 놀면서 상상력을 키우고 협동심도 배운다. 아무리 중요성을 외치며 가르치려 해도 우리의 역사 특히 고대역사는 항상 시험지 안에서만 중요하다. 

 역사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고 놀면서 배운다는 것. 전국에 단 하나뿐인 살아있는 박물관 놀이터, 해남에서 시도해보면 어떨까하는 꿈을 또 꿔본다. 해남이 역사박물관 건립에 인색한 것은 유지비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의 작은 지자체를 가보면 역사박물관은 꼭 클 필요가 없다. 발굴된 유물은 그 지역에 있어야 의미가 있다. 또 그 땅을 살고 있는 지역민들의 역사이기에 당연히 지역민 옆에 있어야 한다. 
전시관은 교육용으로 작게 짓는 대신 어린이 놀이터 자체를 살아있는 역사유물 놀이터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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