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천암생태공원화 사업, 그동안 107억원 투입
내년에 70억원 편성, 실패 뻔한데  중단해야

 

 올해까지 고천암에 107억원이 투입됐다. 자연생태공원을 만들겠다는 포부, 변화를 느끼십니까. 해남군에 묻습니다.
그런데 해남군은 내년도 예산에 또 70억원을 편성했다.
한때 고천암은 가창오리 떼의 군무로 유명했다. 이때 해남군의 부푼 꿈이 시작됐다.
2003년 고천암의 군무를 화상으로 감상할 수 있는 18억 규모의 조류생태관을 우항리 공룡화석지에 조성하고 2008년 고천암에 220억원을 들여 자연생태공원을 조성하겠다는 용역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환경이 변해 가창오리 떼의 군무는 사라졌다.
환경이 변했음에도 해남군은 2008년에 수립된 용역결과를 토대로 2012년 고천암 자연생태공원 조성에 대한 환경부 승인을 받았다. 이어 2014년 들어 국비 120억2000만원, 군비 120억2000만원을 투입하는 구체적인 안과 함께 첫 삽을 떴다. 고천암에 철새탐방로 및 에코시설 등을 만들어 제2 순천만을 만들겠다는 포부였다. 

 물론 반대의견이 많았다. 고천암의 구경거리였던 가창오리 떼도 오지 않는 데다 시설만 지으면 관광객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환상을 버리라는 비판이었다. 
그러나 해남군은 이미 환경부의 승인을 받은 사업이라 중단할 수 없다며 강행했다. 군의회도 사업 및 첫해년도 예산안을 승인했다. 
당초 220억4000만원 예산규모로 출발한 고천암 자연생태공원화 사업, 그런데 믿었던 국비 120억2000만원 중 올해까지 내려온 예산은 44억8000만원에 그쳤다. 올해까지 투입된 군비는 62억4000만원, 총 107억원이 고천암에 투입됐다.

 사업은 내년 말 완료인데 계획예산대비 50%에 못 미친 것이다. 이에 해남군은 에코 시설 규모를 600평에서 100평으로 축소했지만 내년도 예산안에 70억원을 편성해 이 사업을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국비 35억원에 군비 35억원을 합한 70억원이다. 
그런데 70억원 전부가 토목공사다. 탐방로 에코시설에 21억원, 에코시설 주변경관시설에 25억원 나머지 예산은 기초공사이다. 총 177억원이 투입되는 사업, 이중 21억원이 투입되는 탐방로 데크시설은 사람이 들어 갈 수도 없는 곳에 시설하는 공사이다. 정부가 사람의 접근을 금지한 곳 중 하나가 고천암 습지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해남군은 고천암에 생태림 조성과 철새관찰시설, 연꽃습지 탐방데크, 에코센터지구 조림사업 등을 완료했다. 

 정부의 승인을 받았고 국비가 내려오는 사업은 중단해선 안되는 것일까. 올해까지 107억원이 투입됐지만 이 사업이 왜 필요하고 추진하는 것인지에 대한 공감대는 단 1%도 얻지 못하고 있다. 공무원들도 연차사업이기 때문에 마쳐야 한다는 이유 외엔 다른 이유가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해남군의회는 아무리 국비가 지원되는 사업이라고 해도 아닌 것은 아니다는 사고가 필요하다며 이 예산에 대해 삭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 심의에 들어간 군의회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서해근)는 결과가 실패할 줄 알면서도 그동안 관례적으로 국비지원 및 연차적으로 추진되는 사업에 대해선 군의회가 예산승인을 해줬지만 이젠 그 관례를 끊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해남군의 또 하나의 애물단지,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한 애물단지라는 오명을 받게 될 고천암 자연생태공원, 한마디로 해남군청만 바라보면 착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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