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 재 신(북평면 남창리장)

미투(Me Too) 운동은 2006년 미국의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성범죄에 취약한 유색인종 여성청소년을 위해 시작한 캠페인이다. 
이후 2017년 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트위터를 통해 제안하면서 빠르게 확산했다. 
우리나라는 현직검사 서지현이 모 방송국 뉴스룸에 출연해 검찰 내의 성폭력 실상을 고발하면서 전 영역으로 확대됐다. 연극연출가 이윤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고발이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널리 퍼지면서 ‘위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가 전국을 강타했다. 

 이후 시인 고은, 극작가 오태석, 배우 조민기, 배우 조재현, 배우 오달수 등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은 급속히 늘어났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이 “미투 운동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피해 사실을 폭로한 피해자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고, 지지한다”는 의사까지 밝히게 됐다.
정부는 분야별 신고상담센터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체계도 없고 전문상담원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또 관련 대책에 대한 예산도 없어 이도 가동될지 의문이다. 
서지현 검사의 고발 이후 미투운동은 급속히 확산됐고 3월2일에는 첫 구속 사례도 나왔다. 미성년자 단원을 성폭행한 혐의의 극단대표 '조증윤'이 구속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미투운동을 인권실현이라며 지지의사를 밝힌 안희정 충청남도지사도 고발당했다. 
터저 나오는 미투, 우린 무얼 준비해야 하나. 

 안태근 전 감찰국장의 성추행을 밝힌 서지현 검사는 ‘인사에 대한 불만 때문이니’, ‘정치하려고 그러는 것 아니냐’ 등의 검찰조직 내부의 음해는 물론 일반인들의 외모에 대한 비하까지 나오고 있다. 
심지어 어느 교수는 미투 운동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한다고까지 이야기한다.
왜 이러한 성폭력이 일어나고, 거기에 2차 피해까지 일어나는 걸까. 미투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피해사례들은 모두 공통점이 있다. 권력이다. 가해자 대부분은 피해자에 비해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피해자는 가해자가 가진 권력에 맞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조직 내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당사자가 돼 생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따라서 미투운동은 권력형 성범죄에 주목하는 계기가 됐다. 
권력형 성범죄란 가해자가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상대에게 강압적인 성관계를 요구하는 성폭력이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고발을 어렵게 만든다. 이런 이유로 직장 등에서 성폭력 예방 교육은 물론 성폭력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K씨는 국민이 나를 지켜준다면 진실이 밝혀질 거라며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용기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나라에는 국민들이 있다. 권력은 스스로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국민들로부터 나온다. 
용기 있는 자들의 당당한 목소리로 타락한 권력을 타파하고 사회적 인식과 제도까지도 송두리째 바꿔놓기를 기대하면서, 미투운동이 권력으로 인해 자리 잡은 뿌리깊은 성폭행, 폭력 문화를 바로 잡을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선 가해자들에 대한 합당한 처벌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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