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마산면민의 길동무
이경자씨, ‘이 일이 좋아’

▲ 마산면에서 택시회사를 운영하는 이경자씨는 20년째 농촌마을의 택시기사로 활동하며 노인들의 말벗이 되고 있다.

 이경자 씨는 70세 택시기사이자 택시회사 사장이다. 마산면에서 택시업에 종사하는 이 씨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나들이 다닌다는 기분으로 택시업을 하고 있다. 택시운전 경력 20년째인 이 씨는 면단위 택시업이 사양길에 들자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그 일을 하면서 용돈 벌이로 택시를 몬다.  
어르신들을 모시고 목욕탕과 병원, 시장 다니는 것이 마냥 즐겁다고 말하는 이 씨, 그 재미 때문이라도 택시업을 접을 수 없단다.
이 씨는 처녀 적 해남읍에서 의상실을 운영하다 마흔다섯에 2남1녀가 있는 남편을 만났다. 꿈같은 신혼생활, 그러나 그녀 나이 49세 때 남편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짧은 결혼생활, 남편이 떠난 빈자리는 온전히 그녀의 몫이 됐다. 여자의 몸으로 택시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간단치 않았다. 
기사들과 씨름하며 택시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지만 자녀들을 키워야 할 몫이 그녀에게 있었다.
열심히 택시회사를 운영했지만 대중교통의 발달과 자가용의 증가로 면단위 택시산업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어쩔 수 없이 1997년부터 기사 한 명을 두고 본인은 읍에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런데 요양보호사 일이 이렇듯 즐거운 줄 몰랐다. 이때부터 그녀는 요양보호사이자 택시기사라는 두 가지 직업을 얻게 됐다. 그런데 두 직업 다 노인들과 관련이 있다. 시골에서 택시를 이용하는 층도 노인들이기 때문이다. 
이 씨는 젊었을 때부터 봉사활동을 많이 했다. 해남종합사회복지관에서 어르신 밑반찬 봉사와 적십자사 회원으로 봉사활동을 했고 그 결과 2005년에는 우수자원봉사자 상을 받기도 했다.
다도에도 관심이 많았던 이 씨는 85년부터 다우다회 활동을 하며 지역에 다도의 대중화를 꾀했고 지금은 대흥사 한듬다인회 회장을 맡으며 다도와 관련된 각종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 씨는 지난해 저혈당으로 쓰러져 병원신세를 졌다. 건강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고 건강을 지키는 것은 사람들과의 만남임도 더욱 알게 됐다. 그래서 택시운전대를 접을 수 없다. 어르신들 모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정말 즐겁고 그것이 건강을 지키는 비법이었다. 
지난 10일 이 씨의 칠순 생일. 가족들과 칠순기념 식사도 하고 나들이도 다녀온 그녀는 발에 힘이 없어질 때까지 택시운전을 하며 어르신들과 재미나게 살고 싶단다.
               

 

마지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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