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면 봉동마을 길거리 좌판
서형자씨 관광객 상대 쏠쏠

▲ 현산면 봉동계곡 옆에 위치한 남도수목원에 사람이 몰리자 봉동마을 회관 앞이 길거리 판매장이 됐다.

 남도수목원이 관광명소로 부각되자 현산면 봉동마을 회관 앞마당에 작은 시장이 형성됐다.
이 마을에 사는 서형자(56) 씨는 마늘, 양파, 단호박, 미니수박을 펼쳐놓고 남도수목원을 찾는 관광객들을 맞는다. 
서 씨가 이곳에 좌판을 펼친 것은 일주일가량 됐다. 여름이면 봉동계곡을 찾는 피서객이 꽤 많은데 봉동계곡 옆에 자리한 남도수목원이 입소문을 타자 마을 앞을 지나는 관광객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에 서 씨는 직접 밭에서 재배한 작물들을 회관 앞마당에 펼쳐놓았다. 
오전 10시 남편의 도움을 받아 좌판을 깔고, 저녁 7시쯤에 장사를 접는다. 단호박 한 망에 만원, 양파 한 망에 만원으로 가격도 저렴하다. 관광객들은 봉동계곡에서 더위를 씻고, 남도 수목원을 둘러본 후 귀가할 때 서 씨 좌판에 들러 상품을 사 갔다. 
“들에 나가 일 못 하면 그냥 나와서 장사하는 거재. 쑥스럽게 뭔 기사를 낸다고 난리여.”
방긋 웃으며, 부끄럽다 말은 하지만 서 씨는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직접 기른 작물인 만큼 보통 물건을 떼서 파는 상인과는 애착 정도가 달랐다. 비가 많이 와도 걱정, 안 안 와도 걱정하면서 키운 작물이었다. 
정성으로 기른 작물은 관광객도 알아보는 모양이다. 오후 두세 시 무렵 택배 차 하나가  서 씨 좌판 앞에 섰다. 서 씨 좌판을 이용한 고객의 주문일 것이다. 택배기사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좌판에서 묵직한 자루를 들어 올렸다. 
“어따, 주둥이를 꽉 묶으란 말이시.”
막 수확한 상품이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택배기사는 트럭에 상품을 실을 때도 조심스럽다.
서 씨는 마을 앞 좌판에도 물건을 팔지만 카카오톡 등에 물건을 홍보한다. 따라서 부산, 경기, 서울 등 전국에서 물건 주문이 들어온다. 
미니 수박은 이미 다 팔렸다. 서 씨가 좌판을 펼친 마을회관 앞은 동네사람들의 사랑방이다. 한적한 마을에 관광객들이 오가며 물건을 사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 자체가 쏠쏠하다. 지금껏 마을에 없었던 별난 사건을 구경하듯 일만 마치면 모두 마을 앞 좌판으로 온다.
가지런히 정돈된 마늘, 양파, 단호박 등 그 가지런함에는 남편의 도움도 있었다. 물건을 채우거나 좌판을 펼치는 일은 남편의 몫이다. 가족의 응원과 도움이 없었다면 장사를 할 생각은 못 했을 거라는 서 씨, 봉동마을 회관 앞, 서씨 좌판은 봉동계곡과 남도수목원 길목의 풍경이 됐다. 

 

김성훈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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