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마만큼이나 심란해진 것이 요즘 정국이다. 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 연일 확인되지 않은 뉴스들이 국민들을 지치게 하고, 일본과의 경제전쟁이 시작되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막말을 쏟아내는 극우 인사들로 인해 국민들의 피로감도 쌓여가고 있다.
그래도 자연의 시계는 어김없이 선선한 바람을 몰고 와 가을 들녘은 여물어가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개인 독지가나 단체의 온정의 손길도 어김없이 이어지고 있어 지역 사회는 훈훈하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농민수당이 해남사랑상품권으로 풀리면서 모처럼 지역경기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해남새마을금고에서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경품을 준비해놓고 있기도 하다.
추석이 일러 산야에는 감도, 밤도 아직은 파랗다. 올 추석에는 모처럼 고향의 전통시장에 들러 인심까지 한 보따리 챙겨가자. 아마도 매일이 경쟁인 도시에서 힘들었을 귀성객들이 부모님처럼 다 내주고 싶은 고향의 품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일본불매운동으로 여행을 가지 못한 이라면, 아이들과 함께 해남의 항일 유적지라도 돌아보자. 일제강점기에 국내 징용자들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는 황산 옥매광산도 좋고, 북평 이진성, 옥천 양한묵 생가도 좋다.
문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수윤미술관, 대흥사, 미황사 등을 찾아 전시회를 감상할 수도 있다. 농촌 들녘은 가을 작물을 심느라 바쁘다. 힘이 남는 이라면 일손이라도 보태 주름진 부모님 얼굴이라도 펴 드리자.
그래도 고향은 사람이 사는 곳이기에 애착이 가는 곳이다. 오랜만에 가족끼리 유년의 냄새 나는 고향집에 둘러앉아 정담을 나누고 위안을 얻을 수 있기에 고향은 또 치유의 공간이다. 맑고 흐림을 떠나 모든 물을 다 받아 주는 바다 같은 곳이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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