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은 태풍보다 수입김치가 더 무섭다고 한다. 해남은 배추의 본고장으로 겨울배추는 전국의 70%를 생산하고 있는 곳이다.
갈수록 김장을 하지 않는 문화가 만연되고 수입김치가 해남의 들녘을 휘몰아치면서 이와 연관된 양념채소류 가격도 동반하락하고 있다. 해남의 절임배추와 김치시장은 양념채소류까지 견인하고 있어 농촌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식당에 들어가 음식을 주문하면 희끄무레한 수입김치가 식탁에 오르는 경우를 보게 된다. 해남 사람으로서 자존심이 상해 밥맛이 확 가시면서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진다.
올해는 태풍 피해로 배추의 흉작이 예상되면서 배추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정부가 김치를 수입하기에 딱 맞는 조건이다. 수입김치는 가정에서 소비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 식당이 주 소비층으로 식당을 찾는 이들은 무의식중에 원치 않은 수입김치를 먹게 된다.
해남은 농수산업을 기반으로 한 품앗이 경제다. 농수산업이 무너지면 식당을 비롯한 서비스업도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내세워 수입 김치를 쓴다는 것은 근시안적인 사업방식이다.
식당이 수입김치 안 쓰기 운동에 합류해야 한다. 식당을 찾은 배추 재배 농민의 식탁에 수입 김치를 올릴 텐가. 그것은 상도의상 아니다.
해남군은 해남사랑상품권을 발매해 지역화폐로 지역 선순환구조를 꾀하고 있다.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이다. 한정된 인구로 지역의 상권이 살아나게 하는 것은 애향심에서 비롯된다. 군이 나서서 수입김치를 쓰는 식당을 단속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수입김치를 쓰지 않는 식당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해남산 김치 활성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민간에서도 수입김치를 쓰는 식당 안가기 운동을 벌일 필요가 있다. 배추 본고장 해남에서 수입김치라니 수입김치가 더 무섭다는 농민들의 목소리를 허투루 듣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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