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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의녀론

기사승인 2020.02.18  13: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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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연 호(해남군행정동우회 전 회장)

 요즘 지역에서는 호국 의녀라 불리는 ‘어란(於蘭)’ 현창에 대한 이야기가 회자 되고 있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명량대첩(1597.9.16.) 직전 송지 어란진에 진격해 있던 일본 수군 장수 칸 마사가게(管正陰)가 울돌목 출병사실을  배 안에 있던 ‘김해인’이라는 여인에게 누설하고 어란(김해인)이 이 사실을 충무공 측에 미리 알림으로써 수적으로 절대 열세인 명량해전을 대승으로 이끌게 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충무공은 명량대첩 전후 난중일기에서 김해인을 언급하는 등 이를 유추할 수 있는 기록을 남기고 있다. 이 전투에서 적장 칸 마사가게는 전사하고 어란 자신은 다음날 만호 앞바다에 투신하였다는 스토리다.
이야기의 시작은 공교롭게도 일제 강점기 해남에서 23년 동안 일본 순사로 근무한 사와무라 하지만다로(澤村八幡太郞)의 유고집에 언급된 것을 송지면 박승룡(93)씨가 입수해 연구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어란 현창회(회장 박승룡 )에서는 어란 여인의 애국혼을 되살리고 널리 선양하기 위해 온 군민이 나서주길 바라면서 차제에 어란을 진주 논개, 평양 계월향과 함께 ‘조선 3대 의녀’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 한다.
그동안 현창회에서는 관련 강좌를 해남에서 2회, 광주에서 1회 가진데 이어 지난 1월17일 국회에서 박광온, 윤영일 국회의원과 공동으로 세 번째 강연회를 가진 바 있다. 
이 강좌에서 강사로 나선 순천대 박옥임 명예교수와 호남 의병 연구원 범기철 박사는 여러 사료와 정황증거들을 종합할 때 어란 여인은 실존 인물이 맞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역사회 일부에서는 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자고로 역사는 이긴 자의 몫이라 하고 정설은 없다고도 한다. 선조들의 기록문화를 말하지만 그 시절 남쪽끝 변방 해안에 이런저런 역사를 기록으로 남길만한 사람들이 있었을까? 
진주 논개의 경우도 당시 왜장을 끌어안고 투신한 것을 보았다는 목격담이나 증언을 정리해둔 기록물이 없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40여 년이 지난 1620년 광해군 때 지방 민심을 살피기 위해 내려보낸 유몽인(柳夢仁)이 진주에 들렀을 때 그곳 민초들의 구전을 듣고 어우야담(於友野談)에 언급한 것이 최초의 기록물이다. 또 전라북도 장수 출신이라지만 출생기록(생년월일)이 불분명하고 끌어안고 죽었다는 왜장 인적사항 또한 명확하지 않다고도 한다.  
그렇지만 진주성민들은 스스로 논개가 순국한 바위에 의암(義巖)이라 새기고 해마다 제사를 지내 주었고 꾸준하게 조정에다 표창을 청했으나 당시 기녀 신분이라는 그늘에 막혀 빈번히 좌절되다 당시 우병사 최진한(崔鎭漢)의 노력으로 1739년에야 사당을 세우고 국가 추모제인 의암별제(義巖別祭)가 치러지게 된다.
한편 평양의 계월향도 부군 최경회가 죽였다지만 스스로 자진했다거나, 죽였다든 왜장이 필리핀에서 숨어 살다 죽었다는 등 여러 이설이 존재한다. 이와 같이 역사에는 정설이 없다. 의기 논개의 기록이 한낮 견문록에 불과한 유몽인의 어우야담이었다면 히찌만다로의 유고집도 의녀 어란의 사실기록이라 볼 수도 있지 않겠는가.
따라서 이제 우리 모두 충무공을 도와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끌게 했다는 어란 의녀에 대한 지역사회와 군 당국의 큰 관심과 지난 역사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현시점에서 국가나 자치단체 차원의 포상(문화재 지정 등)이 어렵다면 그 시절 경상 우병사 최진한과 성민들이 그랬듯이 우선 여낭터에 추모공원을 만들어 사당을 짓고 기념관을 지어 추모제를 이어 가는 등 우리 스스로 역사 지키기에 앞장서면서, 땅끝과 함께 많은 관광객이 찾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장으로의 개발도 의미가 있다 하겠다.   
(독자기고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연호/해남군행정동우회 전 회장 5340234@hanmail.net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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