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원구성 2년 만에 다시 교황식
민주당 소속 8명 의원, 숫적으로 강행

 해남군 지방자치가 퇴행하고 있다. 의회주의와 협치의 정신도 실종됐다. 
해남군의회가 후반기 의장단 선출 방식을 깜깜이 선거, 패거리 정치의 상징인 교황식으로 회귀시켜 버렸다. 
특히 교황식 선거방식은 비민주적 선거방식이란 오명 때문에 대부분 도‧시‧군의회에서 후보 등록제로 전환하는 추세이다. 
지난 2월19일 해남군의회는 제334회 해남군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고 해남군의회 회의 규칙을 개정했다. 현행 의장·부의장 선출 방식인 후보 등록방식을 교황식 선출방식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민주당 의원 다수가 연판장으로 밀어붙인 결과이다. 
특히 회의규칙은 의회 내의 일이기에 그동안 전 의원의 합의를 통해 제정 또는 개정해 왔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번 회의규칙을 숫자로 밀어붙여 협치 및 의회주의를 실종시켜버렸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회의규칙 개정을 대표 발의한 김영환 운영위원장은 “현행 의장단 선출방식인 후보 등록제는 지방자치법 등에 부여한 의원의 피선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어 폐지하고 교황식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성옥 의원은 “현행 후보 등록제는 2022년 제8대 의회 때 개정된 후 지금의 제9대 군의회 전반기 의장단 선거에 딱 한번 적용했는데 예전으로 돌아가자는 것은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 의원은 또 전국 광역단체 14군데 중 교황식이 5군데, 후보 등록방식이 9곳이고 전남 22개 시군 중 11개 시군이 후보 등록제를 하고 있다”며 “의장에 출마하고 싶은 의원이 있으면 당당하게 입후보한 후 해남군민이 유튜브로 시청하는 가운데 정견발표를 하고 의원들의 투표로 선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영환 위원장은 “2년 전 전반기 의장단 선거 때 지역언론에서 ‘지역구 위원장이 군의회 인사권에 개입한다’, ‘이미 의장과 부의장 내정돼 있다’ 등 후보 등록제의 부작용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항변했다.
그러자 이성옥 의원은 “당시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자세히 말하지는 않겠지만 지역언론 내용을 이유로 현행 방식이 잘못됐다고 판단하고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군민들에게 신뢰를 잃은 행위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영환 위원장은 “의회는 정당정치”라고 말했고 이성옥 의원은 “민주당 의원이 많으니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뜻이냐. 오히려 교황방식이 의원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다”고 주장했다.
이때 발언권을 얻지 않은 상태에서 이기우 의원이 “침해하지 않습니다”고 큰 소리로 말하자 김석순 의장이 의장의 허가를 받아 발언해줄 것을 경고했다.
민경매 의원은 “교황식이든 후보 등록제든 11명 의원 모두 피선거권을 가질 수 있다. 후보 등록제 방식이라 해서 의원들의 피선거권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고 회의규칙 개정을 반대했다. 
결국 해당 안건은 투표에 들어갔고 그 결과 이성옥, 민경매. 박종부 의원이 반대하고 더불어민주당 소속의원인 김영환, 김석순, 이기우, 민찬혁, 박상정, 서해근, 이상미, 민홍일 의원이 찬성표를 던져 개정안이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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