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교 위에 설치됐던 볼라드가 사라졌다. 불법주정차를 막기 위해 설치한 시설물이 1년 만에 사라진 것이다.
문제는 왜 사라졌느냐이다. 시설물을 설치할 땐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1년 동안 운영해 봤는데 오히려 혼잡함이 가중됐다던지 하는 객관적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
홍교 위 볼라드 철거만을 놓고 이야기하고 싶은 건 아니다. 해남군 행정이 민원에 너무 민감하지 않느냐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민원은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민원이 건강하지만은 않다. 행정력을 낭비하는 숱한 민원이 발생하고 있고 또 겪고 있다. 
또 행정은 그 숱한 민원을 해결할 수도 없고 해결해서도 안 된다.
어떠한 일이든 민원발생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공공의 이익과 먼 민원에 대해서도 응답을 시작하면 행정의 일관성은 흔들린다. 
행정의 일관성이 흔들리면 나팔수들의 활동 공간만 넓혀주게 된다. 원님 덕분에 나팔분다고,  나팔수의 소리가 커지면 행정은 흔들린다. 
특히 나팔수들은 민선군수의 연임이 길어질수록 나팔소리를 더 크게 내는 법이다. 현재도 누가 나팔수 역할을 하는지, 그 나팔수가 어떤 소리를 내고 어떤 이익을 취하고 있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공직사회란 게 나팔수의 소리에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이다. 원님 곁에서 나팔을 부는 존재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정에 입김을 가하기 때문이다. 
나팔수라는 신분을 내세워 머리 무거운 민원이라도 제기하면 골치 아픈 건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민원을 중요하게 여기돼 민원을 두려워하는 행정은 문제해결도, 결정의 힘도 약하다.
국비를 확보하고 건물을 짓고 주민들의 삶을 지원하는 일은 민원이 없다. 
그러나 공공의 이익을 위해 추진해야할 일엔 민원발생은 필수이다. 
그러나 민원을 넘어서야 발전도 있고 행정의 갈등조정의 힘도 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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