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밭에서도 공연을 하네요


  아시아나 항공참사시 기적을 만든 주역들
  이젠 친환경농산물 생산으로 생명사랑 실천


1993년 7월 26일 항공기 사상 최대의 참사가 화원면 마천리에서 일어난다. 60명 사망, 그러나 승객 45여명이 생존한 기적적인 사건으로 기록된 아시아나 비행기 추락 참사.
월산리와 마천리 주민들은 산세가 가장 험하고 길도 없는 운거산을 오르내리면서 신음 중인 부상자와 사망자들을 작대기와 옷을 찢어 만든 들것으로 구조한다. 구조대원 등에게 따뜻한 주먹밥을 만들어 주고 빗줄기속에서 슬픔에 잠긴 유가족을 위로하며 밤샘을 같이 했던 주민들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이때 기적을 만들어낸 월산주민들이 새로운 기적에 도전했다. 아시아나 항공 참사에서 보여준 생명 사랑의 마음을 벼와 배추, 양파에 담은 것이다. 7년여 친환경농법 도전, 그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 있기에 가능했다. 메뚜기가 뛰어놀고 반딧불이 창공을 나는 동네, 16가구 주민들이 만들어낸 친환경 마을. 저농약 3년, 무농약 4년을 거친 월산리는 친환경 마을이라는 브랜드 결실을 맺고 있는 중이다.
배추밭이 공연무대가 되고 수확이 끝난 벼논이 객석이 된 음악회. 특징이 있는 마을을 브랜드화 하기 위해 기획된 해남우리신문사 세 번째 찾아가는 마을음악회가 화원면 월산마을에서 열렸다.
지난달 29일 화원면 월산리 배추밭에서 열린 생태마을 음악회는 친환경배추밭에서 공연이 펼쳐져, 자연 자체가 무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찾아가는 음악회는 출연진을 지역예능인들로 구성해 지역 예술역량을 키우는데도 목적을 두고 있다.
이번 음악회는 주민들이 하루전날 바다에서 석화와 바지락을 캐고 장작을 패며 직접 준비에 나섰다. 주민들은 이번 음악회는 월산마을을 해남 대표 생태마을로 브랜드화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모든 준비에 발 벗고 나선 것이다.
해남우리신문사와 월산마을 주민들이 함께 준비한 생태마을 음악회에 참석한 400여명의 관객들은 배추밭에서 열린 공연이 신선하고 좋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아시아나 항공참사에서 보여준 주민들의 희생적인 봉사와 생태마을을 만들어온 주민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물은 감동적이었다며 해남대표 생태마을로 키울 가치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영상물을 본 마을사람들도 우리 마을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 몰랐고 우리가 만든 생태마을이 인정받게 돼 보람이 크다는 반응이었다.  
한편 해남우리신문사와 월산마을은 이후 생태마을 브랜드 가치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좌담회를 개최키로 했다.
이와 함께 해남우리신문사는 찾아가는 마을 음악회가 브랜드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이후 열릴 음악회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함께하는 좌담회로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생태마을 음악회에 후원해 주신 화원농협과 황토 땅끝친환경, 해창주조장, 옥천주조장, 땅끝주조장, 해남겨울배추협의회에 지면을 통해서나마 감사드린다.

글 박영자 기자/
사진 김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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